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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웅 고려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디지털세상] 미래를 위한 `뇌과학` 투자
작성일 | 2009/08/10
조회
| 5450 글쓴이 | 관리자
 
[디지털세상] 미래를 위한 `뇌과학` 투자

선웅 고려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자연을 이해하고 활용하여 왔으며 이를 통해 지구상에서 매우 특별한 지위를 가진 존재가 되었다. 자연에 관한 호기심과 이해는 자연과학과 공학기술의 발전을 가져 왔으며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간 문명을 이루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인류는 또한 사람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인문학과 문화 예술을 발전시켜 왔다. 현대에 이르러서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이 융합되는 최전선에서 발전하고 있는 학문이 바로 `뇌과학'이다.

즉, 인간의 본질인 마음이 담겨 있는 생물학적인 그릇인 뇌를 자연과학적인 수준에서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천재 언론인으로 평가받는 타치바다 다케시는 뇌과학을 자연과학도 인문학도 아닌 새로운 학문 영역인 `인간과학'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인간이 뇌를 알고자 애쓰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흔히들 21세기 최후의 프론티어, 미지의 영역이 뇌라고들 한다. 이 말은 뇌에 대하여 인류가 잘 모르고 있다는 말이기보다는 뇌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과학자들이 볼 때 비로소 뇌에 대하여 좀 알 것도 같다는 자신감에서 만들어낸 역설적인 말인 것 같다. 목표가 눈에 보이는데 잡힐 듯 말 듯 하니 모르는 것 같은 착시감에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미 사람의 뇌 활동을 손금 보듯 들여다 볼 수 있는 뇌영상 기술이 개발되어 뇌과학자들은 사람 마음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에 비하면 사람의 신경세포를 순수 배양하고 세포 하나의 변화, 신경세포 속 분자들의 변화를 정교하게 모니터링 하는 놀라운 기술들도 이젠 낡은 기술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하여 뇌의 근원적인 작용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음의 병, 뇌의 병을 치료하는 약제를 개발해 가는 경험도 우리 인류는 함께 쌓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뇌과학을 공학적 기술과 접목시켜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컴퓨터, 로봇 팔도 이미 현실화된 기술이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공상과학 소설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기술을 거꾸로 이용한다면 인간의 생각을 조정하는 기계가 나올 수도 있어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는 신경윤리학과 같은 새로운 분야가 생겨나고 있을 정도이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지식혁명 등 인류 역사상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대규모 혁명을 거치면서 세계 경제와 문화를 주도하는 나라는 계속 바뀌어 왔다. 뇌과학의 폭발적인 영향력과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다음 세계는 `두뇌혁명'에 의하여 주도권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견하고 있다.

세계 각 국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까지도 뇌 연구에 국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컴퓨터산업의 다음을 책임질 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 앨런연구소의 핵심 연구주제는 바로 뇌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뇌연구 관련 국가 투자액은 미국의 164분의 1, 일본의 17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우리 정부도 2007년 제2차 뇌연구 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10년간 1조5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연구비를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뇌과학원천기술연구에 대한 투자액은 여전히 낮은 수준의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과학자들과 정책입안자, 시민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출처 : 디지털세상
작성일자 : 2009-08-04